갈등으로서의 민주주의 by 푸른매


 민주주의는 특정한 형태의 신념을 중지할 것을 요구한다. 즉 어떤 하나의 결과가 모두에게 최상이며, 합리적이라는 '확실성'의 신념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수와 규칙에 의한 결정이 합리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정치의 일상생활은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대장관이 아니다. 민주정치의 일상생활은 하찮은 야심을 가진 사람들 사이의 끝없는 말다툼, 숨기고 오도하기 위해 고안된 수사, 권력과 돈 사이의 더려운 야합, 정의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지도 못하는 법률, 특권을 강화시키는 정책들로 가득차 있다. 권위주의 억압에 반대하는 투쟁과정에서 민주주의를 이상화해야만 했던 사람들 그리고 민주주의가 금지된 낙원이었던 사람들에게 이 경험은 고통이다. 낙원이 일상생활로 바뀌었을 때,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모든 것을 단번에 투명하게 만들고, 다툼을 중지시키고, 정치를 행정으로 대체하고, 무정부를 규율로 대체하려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합리적인 것을 하고자 하는 유혹, 그것이 권위주의의 유혹이다.
(…)
민주주의는 불확실성의 영역이다. 미래는 쓰여져 있지 않다. 가치와 이익의 갈등은 모든 사회에 내재하고 있다. 정확히 말해서 우리가 동의할 수 없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민주주의는 서로를 죽이지 않으면서 갈등을 처리할 수 있는 유일한 체제이다. 민주주의는 차이, 갈등, 승자와 패자가 있는 체제이다. 오직 권위주의 체제하에서만 갈등이 부재한다.

Przeworski, Adam, Democracy and the Market: Political and Economic Reforms in Eastern Europe and Latin America,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1
(임혁백, 윤성학 역, 『민주주의와 시장』, 한울아카데미, 1997, pp. 136-138)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무지하고 세뇌된 구세대'에 대한 비난이나 일베의 '선동'에 대한 증오가 바로 이 지점에서 합류하고 있지 않은가 합니다.

덧글

  • 2014/08/19 05:2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8/19 18:0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