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차세대 전차를 인도받는 러시아 육군러시아 국방부에서 차세대 전차를 도입한다는 발표를 한 모양입니다. 그 중에서도 T-95의 부활이 아닌가 하는 기대가 높더군요. 저도 (흔히 T-95로 알려진) Obj. 195를 포함한 러시아 차기 전차 사업에 아주엄청매우굉장히대단히 관심이 많기 때문에,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치는 심정으로 몇 마디 해볼까 합니다.
우선 흔히 T-95로 알려진 Obj. 195부터 . 다들 Obj. 195의 부활을 많이들 바라시는 모양입니다만, 블라디미르 포포킨 러시아 국방부 차관은 2010년 9월 인터뷰에서 "Obj. 195는 이미 2009년부터 개발 중단 상태였으며 일부 기술은 다른 계획에 응용될 수 있으나 중단된 사업이 다시 재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Obj. 195 프로그램의 운명에 대해 상당히 강경한 발언을 한 상태입니다. 이는 부족한 국방예산하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인 핵전력의 유지를 위해 지상군의 감축에 방점을 찍은 러시아 국방정책 기조 때문인데, 1년 사이에 이 기조가 전면적으로 뒤바뀔 커다란 사건이 벌어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래서 Obj. 195 프로그램의 재개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인 입장입니다.
두 번째는 T-99, 혹은 Obj. 199 Armata로 지칭되는 정체불명의 전차입니다.
드레이크님의 포스팅에 따르면 65톤급에 125mm 라피라 탑재 무인포탑, 1800마력의 엔진을 가진 완전 신규개발 전차라고 하는군요.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채택 여부를 넘어 이 전차의 실재 여부 자체가 의문스럽습니다. 현재 러시아에 남은 전차 설계-개발업체는 우랄바곤자보드 단 하나뿐인데,
아시다시피 UVZ는 Obj. 195의 개발업체이기도 합니다. 다른 기업도 아니고
동 업체의 설계안 둘이 한 사업에서 동시에 경쟁한다는 것은 매우 일어나기 힘든 일입니다. 게다가 아무리 길게 잡아줘도 Obj. 195가 잠정 중단된 2009년부터 개발을 시작했을 전차가 단 5년 내에 설계부터 시작해서 실전배치가 가능하다는 것 역시 납득하기 힘듭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현재 웹상에서 흔히 'T-99 Armata'라고 돌아다니는 사진들입니다.
우선 이 일러스트는, T-90M의 일러스트를 대충 고쳐서 만들어낸 상상도입니다. 아래가 바로 그 T-90M의 일러스트죠.

보시다시피, 포탑이 완전히 똑같고 차체 역시 아래쪽의 일러스트를 적당히 고친 것입니다. 덕분에 무인포탑이라면 있을 수 없는 전차장 페리스코프가 존재하죠.
이 두 번째 개념도 역시 T-99, 혹은 Obj. 199 Armata와는 전혀 상관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나로드에 올라온 2006년 기사에 포함된 사진으로, "140mm 전차포와 두 개의 750마력 엔진을 탑재한 전차"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시기와 주포 구경을 감안하면 이는 Obj. 195를 가리키는 것이 명백하지요.
이런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T-99가 과연 실재하는가, 혹은 그것이 실재한다 쳐도 이러한 상상도가 나올 수 있을 정도의, 개념설계 이상의 단계인가에 대해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러시아 차세대 전차의 정체는 뭐냐구요? 글쎄요, 현재 중국을 제외하면 러시아의 인접국 중 Obj. 195급의 전차가 필요할 정도의 대규모 지상전력을 갖춘 국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중국을 견제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급속히 노쇠해가는 핵전력의 세대교체(Topol-M과 불라바로 상징되는)이지, 신형 전차가 아닙니다. 상술한 러시아의 국방정책 기조는 이러한 안보환경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그런 상황에서 Obj. 195든, (실재한다면) Obj. 199든 매우 고가일 것이 분명한 신개념 차세대 전차를 도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저는 오히려 러시아 차세대 전차의 답은 취소된 Obj. 188M, 즉 T-90M의 개량형으로 알려진 T-90AM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중국의 기갑전력은 이 수준의 성능향상으로도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이 안은 두 차세대 전차보다 훨씬 가격이 싸게 먹히고, 기존의 전차세력에 개량키트로 적용 역시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상군 전력에 큰 예산을 투자하기 힘든 러시아의 현 상황에 적합합니다. 게다가
러시아 엑스포 암즈 2011에서 푸틴이 탑승한 전차가 T-90AM이란 얘기도 있었습니다. 물론 T-90AM이 유력하다는 것은 제 개인적 추론에 불과합니다만.
어쨌든 러시아가 차세대 전차를 도입한다고 하니, 꽤 마음이 싱숭생숭하군요. 앞으로도 사업의 추이가 어떻게 될지 주기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한 마디. Russia delenda 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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